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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후반 건강하시지만 운동을 전혀 하시지 않아 체력은 약한 아버지,

70대 초반 건강하시고 가족 중 유일하게 아주 활동적인 어머니,

아버지를 닮아 ㅎㅎ 운동을 싫어하여 몸이 아주 부실한 30대 중후반 두 남매가 떠난 이탈리아 여행기록입니다.

 

 

23.06.07 DAY 3
로마에서 포지타노 다녀오기
로마 - 포지타노 - 로마
 

 

 

 


01 테르미니역에서 기차타기

 

전날 3만보 넘게 걸은 여파로 이른 10시쯤에 잠든 덕에 모두 새벽3시에 기상했다.;;

 

포지타노는 여행사끼고 하루 당일 패키지로 많이들 가던데 부모님이 패키지 일정을 견디기 어려워하실것 같아(특히, 그늘 한점 없다는 불볕의 폼페이) 기차와 페리를 이용한 아래 방법으로 가기로 하고 한국에서 미리 기차표를 예매해두었다(페리는 변수가 너무 많다고 해서 선착장에서 사기로!).

1. 로마 테르미니역에서 살레르노역으로 이동

2. 살레르노역 앞 페리 선착장에서 포지타노향 페리 탑승

3. 포지타노 둘러보고 반대 루트로 로마로 이동.

 

테르미니 기차역에서 오전 7시 30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예매해둔 상태라 다들 오전 3시에는 일어났는데 오전 5시가 넘도록 그냥 침대에서 뭉기적 거렸다.

 

 

 

5시30분쯤부터 주섬 주섬 씻고 어제 밤 남긴 납작 복숭아, 주황 멜론 등 과일부터 먹었다.

다들 극찬의 극찬을 하던데 과일이 하나같이 노맛이라 이 때는 까르푸 과일이 유달리 별론가 했는데 그 뒤 어딜가서 사먹어봐도 맛이 별로 였고 조식으로 나온 것들도 다 별로였다.

 

우리가 여행가기 전달인 23년 5월에 이탈리아에 이례적으로 비가 계속 내리고 여기저기에서 홍수가 났었는데 그 바람에 과일맛을 아주 버린게 아닌가 싶다.

이탈리아 과일이 그렇게 맛있다는데....

맛있게 자라고 수확한 과일을 못 먹어서 안타깝.....

 

 

 

과일 다 먹고 계란 4개 삶아 각자 우유, 파인애플 주스, 콜라랑 먹고 아침식사를 마무리했다.

 

그렇게 7시에 숙소 출발!

6월초라도 아침에는 상당히 쌀쌀해서 얇은 반팔이나 민소매로는 춥고 바람막이나 가디건 하나정도는 걸쳐주는게 좋다.

단, 포지타노를 페리 타고 갈 경우 페리가 가는 속도 때문에 바람을 미친듯이 맞게 되니 더 도톰한 겉옷도 좋을 것 같다.(물론 포지타노 안에서는 완전 짐!)

 

콜로세움 역까지 도보 10분 좀 안되게 걸으며 7시경의 콜로세움을 2차로 보고 ㅎㅎ

로마패스로 지하철 개찰구에 태그하고 입장!

 

테르미니역까지는 단 2정거장!

또 소매치기를 주의하며 초 경계모드로 갔다.

 

 

동생은 30분만에 숙소부터 테르미니 기차역의 기차까지 갈 수 있을지 걱정이 심했다.

그래서 테르미니 지하철역에서 기차역까지는 좀 걸어가야하는데(서울역같은 느낌) 어느 플랫폼인지도 모르면서 직진으로만 쭉쭉 걸어나가길래 말려서 일단 기차역 플랫폼들이 있는 층으로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갔다(올라가서 전광판을 봐야지!).

 

올라가보니 7시25분이었는데 우리가 탈 기차의 플랫폼 번호가 마침 딱 전광판에 나오는 중이어서 보고 바로 이동해서 기차 코치 번호 확인하고 탑승!

이탈리아 기차는 기차 플랫폼 번호가 탑승 5분전에 뜨는 경우가 잦으므로 이 때 위치에 따라서 뛸 일도 많고 정신없이 굴다가 소매치기도 잘 당하니 이 때 정신 똑띠 차려야 한다.

 

기차는 트랜이탈리아(Trenitalia)의 Frecciargento 2등석이었는데 좌석 예매를 따로 안했는데도 가운데 테이블이 있는 4인석 자리였다.

23.02.18에 예매했고 인당 15.9유로

당일치기 여행이라 우린 캐리어도 없고 사실 자리가 중요하진 않았는데 좌석이 엄청 편했다 ㅎㅎ

물론 가운데 테이블 자리라 다리 뻗기가 좀 까다롭기는 했지만...

우린 가족이니까 다리를 잘 엇갈려서 쫙쫙 펴고 갔다.

 

그나저나 트랜이탈리아 악명이 높던데 Frecciargento라는 기차는 개 중 비싸고(그래도 이딸로보다 쌈) 기차도 깨끗하고 좌석도 좋던데?!

무엇보다 로마-살레르노 이동이 제일 빨랐다.

이딸로도 직행은 2시간정도 걸리던데 요거는 1시간 30분 소요!!

중간에 나폴리역에만 정차하였다.

 

 

 

 

 


02 살레르노에서 페리타기

 

9시 10분쯤에 살레르노 역에 도착해서 주섬주섬 나와보니 기차역이 진짜 작아서 플랫폼에서 1층 내려오자마자 바로 출구가...ㅎㅎㅎ

 

살레르노역에서 나오면 바로 여기다.

 

Salerno Stazione · 이탈리아 84123 살레르노

★★★★☆ · 버스 정류장

www.google.co.kr

 

 

출구를 나와서 구글 지도를 보며 페리 선착장으로 이동하였다.

살레르노가 항구 도시다 보니 선착장이 여기 저기 많은데 포지타노 가는 페리가 이용하는 선착장은 정확히 여기다.

이 것도 미리 알아보고 가고 싶었는데 다들 페리 선착장 가깝다고만 하고 명기하는 블로그나 까페가 별로 없드라a

 

Travelmar - Traghetti Salerno · Piazza della Concordia, 84123 Salerno SA, 이탈리아

★★★★☆ · 페리/국내여객선

www.google.co.kr

 

 

딱 저 지점에 티켓 오피스가 있고 표 사고 더 들어가서 맨 끝에서 배를 타는 구조다.

요렇게 가면 된다.

진짜 얼마 안 걸리긴 하드라 ㅎㅎ

 

여튼 나는 대충 다른 사람들 눈치보며 따라가가지고 첨엔 긴가민가 하였는데(특히 허허벌판인 주차장 나올 때;) 가까이 가니 유료 화장실, 매표소, 기념품가게, 까페 순으로 작은 선착장까지 쭈욱 늘어서 있었다.

 

매표소에 도착하니 9시 20분쯤이었는데 제일 빠른 배편을 보니 9시 40분이어서 표 있냐고 물어보니 있다고 해서 4개 구매!

 

선착장 끝쪽으로 가보니 일부 무리가 10명쯤 뭉쳐 있어서 여기가 배타는덴가?하며 어리버리 서 있으니까 우리 뒤로 사람들이 계속 서면서 줄이 생김;;;

얼떨결에 20분 일찍 줄을 서버린 바람에 앉지도 못하고 그대로 서 있었다;;

아버지는 서있는걸 힘들어하셔서 빈 의자에 가 계시라고 하고 엄마랑 동생이랑 서 있었고 10분쯤 서 있다 막간을 이용해 화장실도 갔다왔다.

선착장 앞에 주차된 작은 보트들

 

화장실은 1유로 였고 문마다 동전 넣는데도 있었지만 사람이 직접 돈을 받고 들어갈 화장실을 손으로 가리켜줌 ㅎㅎ 완전 수동 ㅋㅋㅋㅋ

페리에서 싸면 꽁짜인데 찝찝해서 말이죠.....

 

화장실 갔다가 줄서러 돌아갔는데 금방 페리가 들어왔다.

시간마다 배 사이즈가 다르다고 하는데 이날 오전 9시40분 페리는 3층짜리 배였는데 2층 절반과 3층 전부가 야외석이었다.

우리는 얼결에 줄을 일찍 서서 꽤 앞에 서 있었으므로 서양인들이 환장하는 3층 야외석에 앉을수 있었다.

특히나 포지타노행은 배 오른쪽으로 아말피, 소렌토, 포지타노가 보여 이쪽이 명당이라고 해서 3층 오른쪽으로 쪼르륵 앉음.

비록 우리나라 사람들이 햇볕을 극혐하긴하지만 이왕 배타는거 바닷바람 맞으며 기분낸게 잘한거 같고 부모님도 정말 너무 좋아하셨다(그래도 돌아올땐 실내에 앉았고 다들 잠듦 ㅎㅎ 갈 때 야외석 타세요~).

 

단 주의할게 있는데....

배가 정박해있을땐(출발전, 아말피 정박시도부터 출발전, 포지타노 정박시도부터 정박까지) 완전 지옥불구덩이에 던져진거처럼 덥고 태양이 따가운데...

배가 달릴때는 뼈까지 시큰시큰한 시베리아 바람이.....

 

진짜 최소의 최소라도 얇은 바람막이는 필수다!!!

만약 준비 못했다면 그냥 야외석은 포기하고 2층 반실내나 1층 완전 실내를 택해라.

일단 몸 전체를 태양에서 가릴 수 있으면서도 덥지 않고 세찬 바람에도 바람 차단 및 보온이 가능한 뭔가가 있어야 한다.

 

너무 추웠음 1

 

 

또한 태양을 피하기 위해 모자를 많이 쓰는데 백퍼 날라간다.

난 가는 내내 붙잡고 있었는데 손이 까맣게 타고 그 와중에 얼어붙었다...

(불지옥과 얼음지옥을 동시에 겪으면 이렇게 되려나ㅡ)

목에 묶을 수 있는 줄이 달린 모자나(달리면서 약간 뒤로 젖혀짐) 그런 모자가 아니라면 모자와 얼굴을 함께 감싸며 묶을 수 있는 수 있는 스카프 추천해본다.

앞좌석 유럽 아줌마가 모자 하나 딱 쓰고 스카프로 모자 감싼 다음 얼굴 반쯤 가리며 묶었는데 자외선차단과 방풍에 아주 탁월해 보였다.

 

수영하겠답시고 헐벗고 수영복에 얇고 여기저기 뚫린 원피스를 걸친 유러피언 녀성들이 참 많았는데 진심 너모 추워보였다.

 

너무 추웠음 22

 

그리고 바람불때 너무 너무 추워서 인지 못하게 되는데 여전히 햇볕이 미칠듯이 쏟아져내리므로 가리지 못하거나 선크림 못 바른데는 어디든 타고 시뻘겋게 되니 완전 완전 주의 요망!!!!!

이거 다 귀찮으면 실내 추천!! ㅎㅎㅎ

우린 한국인이다 ㅎㅎㅎㅎㅎㅎ

 

아, 그리고 배 타고 멀미하는 사람 있다고 해서 멀미약도 챙겼는데 바다가 진짜 잔잔했다.

작은 파도에도 멀미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안 먹어도 되겠다.

(난 큰 파도에도 멀미를 안해서 아예 안 먹음)

아말피 정박할 때 였나? 너무 너무 더웠음

 

 

 

 


03 이탈리아 감천마을(?), 포지타노

 

도착하니 오전 11시20분이었다.

나름 이른 시간 같은데도 선착장에 사람이 바글바글 했다.

 

포지타노 관광 하러 바로 이동하려다가 혹시나 돌아가는 표를 못 살까봐 오후 3시10분 살레르노행 티켓을 미리 구매했다.

 

어느 루트로 갈까 하다가 런치 러시아워를 피해 점심을 바로 먹기로 했다(어르신들은 대기가 힘드니)

그래서 많은 화이트리스트 중 유일하게 오전 11시30분에 점심을 시작하는 Li Galli bistrot에 가기로 하였다.

 

Li Galli bistrot · Via Cristoforo Colombo, 207, 84017 Positano SA, 이탈리아

★★★★☆ · 비스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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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사고 나니 11시 30분쯤이었는데 가는 길에 언덕이랑 계단이 초큼 많아서 아부지가 헉헉대고 구글지도 보며 길찾는 동생이 땀 범벅이 되었다.

오죽하면 제대로 가고 있는데도 아버지가 헤매지 말고 지도를 잘 보고 가자고 했을정도 ㅎㅎ

그러나 포지타노는 정상적으로 가는 길이 꼬불꼬불 이리돌았다 저리 돌았다 오르막 오르고 계단 오르고 하는 길이다......

식당 가는길 풍경이 참 좋았는데 거의 눈에 뵈질 않고 아침을 오전 6시에 간단히 먹은지라 다들 배도 많이 고팠다.

 

 

한 15분 걸려서 힘들게 도착한 Li Galli bistrot에서 보이는 포지타노 풍광은 진짜 말잇못.....

 

이탈리안 정규 점심시간이 아니었는데도 테이블은 만석이었고 우리는 대기를 하기로 하였다.

사실은 빈테이블이 하나 있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절대로 빈 테이블이 보인다고 그냥 가서 앉으면 안되고 꼭 손님 받는 웨이터나 마중 나오는 사람에게 사람 인원수를 말하고 자리 안내를 받아야한다.

알고 보니 그 빈 테이블은 우리 앞에 대기하던 손님들꺼였고 준비중이었던 테이블이었다.

 

워낙 풍경 명당이라 점심식사 손님이 아니면 받질 않았고(음료 한잔 시키고 죽치는 놈들이 있었던듯) 점심식사도 디쉬를 인당 1개씩은 꼭 시켜야한댔다.

유럽기준으로 디쉬는 첫번째나 두번째 코스 메뉴에 있는 음식들을 말한다.

근데 꼭 여기가 아니더라도 이탈리아의 식당은 왠만하면 이 룰을 지켜주는게 예의다.

음식을 나눠먹는 문화가 아니라서 그런건지...

2명이 가서 에피타이저 1개 디쉬 1개 시키면 우리나라 식당에 2명이 가서 군만두 1개, 짜장면 1개 시키는거나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아주 안될건 없지만 쪼금 염치 없지 ㅎㅎㅎ

확실한건 이런식으로 시키면 웨이터한테 홀대 당하기 쉽다.

 

 

여튼 우리는 첫날은 슈퍼에서 장 봐다 밥 먹었고 엄마가 먹고 싶던 고기볶음도 못먹어서 여기서 맛있어보이는건 잔뜩 시킬 예정이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 없었다ㅎㅎ

그리고 코스 메뉴쪽 디쉬들 가격이 대략 20유로 전후로 미칠듯이 비싸진 않았는데 양이 진짜 적었다 ㅋㅋㅋ

 

여튼 이 식당은 테이블이 전부 외부 뷰명당에 있고 실내에는 대기장소와 대기용 테이블 1개뿐이었는데 에어컨이 진짜 빵빵해서 올라오느라 흠뻑 흘린 땀을 식힐수 있었다.

한국인이 호갱이었는지 태극기가 걸려있음 ㅎㅎㅎ

우리 앞에 대기 팀이 2명씩 2팀이 있었는데 다들 그냥 서 있고 테이블에는 안 앉아서 거기에 부모님 앉혀드리고 우리도 서서 대기했다.

(음식양이 작아서 그런지) 2테이블이 금방 비고 앞팀 2팀이 빠지고 우리도 오래지 않아 테이블 2개를 붙여 만든 4인석 자리로 안내를 받았다.

테이블 붙일 때 난간에 붙여서 2개를 두고 의자를 다 바다가 보이게끔 뺑 둘러 놓아서 4명이 모두 아름다운 포지타노 뷰를 볼 수 있었다.

자리에 앉을때부터 아버지, 어머니의 만족도 급상승!!!

 

기다리자 식전빵이 종이봉투에 담겨 나오고 메뉴판이 주어졌다.

이탈리아 식당은 테이블에 앉으면 코페르토라는 자릿세를 항상 받는데 여기에 이 식전빵 값이 포함된다.

우리나라 수산물 시장 가서 초장집 가면 밑반찬 깔아주고 자릿세 받는거랑 비숫하다 ㅋㅋㅋㅋ

어떤 사람둘이 빵 안 먹으면 빵값 안 받는다는 루머를 퍼트리던데 다른 나라는 몰라도 이탈리아는 아니다.

일단 테이블에 앉았으면 자리세는 내야하는거고 빵은 내꺼다 ㅋㅋ

자리세는 인당이고 식당마다 천차만별인데 여기는 젤 비싼 식당 계열인 레스토란테여서 2.5유로였다.

(여기가 젤 비싼줄 알았는데 알프스 지역 가니 3유로까지도 있었다;;;)

 

 

이래서 이탈리아에는 팁문화가 없는거 같다.

자릿세로 이미 다 받아감...........

 

이탈리아 식당의 첫번째 코스는 탄수화물류로 파스타, 리조또 같은거고 두번째 코스는 단백질류의 고기나 해산물류인데 우리는 첫번째 코스의 해물 리조또, 봉골레 파스타랑 두번째 코스의 소고기 스테이크, 구운 오징어 이렇게 4개를 주문하기로 했다(이런 비싼 식당에선 애피타이저 생략~~)

메인디쉬는 무조건 인당 1개를 꼭 시켜야하지만 첫번째 코스의 디쉬인지 두번째 코스의 디쉬인지는 어디서나 크게 상관 없다.

애피타이저나 디저트는 그저 옵션이구요.

 

유럽은 요리가 늦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 그 사이 마시는 식전주가 발달했다고 해서 여름에 주로 마신다는 아페롤 스프릿츠 4잔도 같이 주문했다.

(어디든 음료도 무조건 인당 1개는 시켜야 한다. 물이라도 시켜야 한다).

 

식전주는 진짜 빨리 나온다.

아름다운 포지타노 뷰를 보며 오렌지의 상큼한 향이 나는 스프리츠를 마시니 천국이 따로 없었다ㅡ

부모님도 동생도 너무 맘에 들어했다.

 

빵 뜯어먹으면서 스프릿츠를 마시고 있는데 금방 메인디쉬 4개랑 요청도 안했는데 덜어서 같이 먹을수 있도록 큰 앞접시 2개가 나왔다.

한국인 손님이 진짜 많이 왔나봐?ㅋㅋㅋㅋ

 

첨엔 '오! 이탈리아인데도 빠르다' 했는데 가만 보니 테이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광속으로 만드는거 같았다 ㅋㅋㅋ

그리고 우리가 이탈리아 점심시간 기준 좀 빨리 간 편이기도 했고.

 

양이 생각보다 너무 너무 적아서 당황했지만 일단 배고픈 배부터 채우고 생각하려고 먹기 시작했는데 JMT!!! 대존맛!!!

일단 허기가 1차 원인이고요 ㅋㅋㅋ

근데 까다로운 사람도 맛이 없다고 하진 않을정도로 괜찮았다.

특히 4개의 디쉬가 모두 별로 안 짰고(오징어는 약간 짰지만 빵이랑 같이 먹으면 딱인 그 정도) 봉골레가 알단테보단 약간 더 익혀져 있었다.

웨이터가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고 한국 아는척을 좀 하더니만 소금이랑 익힘정도도 주방에 귀띔해줬나???

외국음식 별로 안 좋아하는 아버지도 해물 리조또는 맛있게 잘 드셨고 봉골레에서는 조개살만 빼 드심 ㅎㅎ

 

모두가 맛있게 그릇을 싹 비우고 생각을 해보니 이런 명당에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파라솔 그늘 아래 포지타노 뷰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또 없을거 같았다.

그래서 까페 간다셈치고 티라미수 2개랑 레몬 소르베 4개를 추가 주문!!

근데 여기.... 안먹고 시간 때울 분위기가 아니다;;

이것도 정말 순식간에 만들어서 가져다 줌.

 

 

마침 식사도 살짝 부족했겠다 다들 티라미수랑 레몬 소르베를 맛있게 먹었다.

아버지는 티라미수가 더 입에 맞고 어머니는 소르베를 아주 좋아하셔서 둘 다 반쯤 먹곤 바꿔 드심 ㅋㅋㅋ

내가 먹는 속도가 좀 느려서 마지막 소르베를 먹고 있는데 웨이터들이 와서 다 먹은 가족들꺼 막 치워갔다.

빨리 자리를 비워달라는건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탈리아는 식사 끝난 접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문화가 아니라서 바로 바로 치운다고...ㅎㅎ;;;

사실 우리 앞 뒤 테이블에 우리보다도 늦게 온 팀들도 이미 다 간 상황 ㅋㅋ

우린 계속 먹었으니 떳떳합니다!!!

 

마저 떠 먹고 화장실 한번 쓴 뒤 계산했다.

약 180유로 정도 나왔데 인당 6만원 꼴로 뷰명당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맛있게 먹은걸 고려하면 괜찮은거 같다.

우리가족이 메인디쉬 말고 이런저런거 더 먹어서 그런데 만약 뷰명당만 즐기고 싶다면 첫번째 코스 메인디쉬만 인당 하나씩 먹고 각자 물 시키면 인당 3만원 수준으로는 맞출 수 있을듯.

 

이탈리안 식당이고 디저트까지 먹었는데도 12시쯤 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는데 다 먹고 나오니 1시였다.

1시간 내에 식전주, 메인 디쉬, 디저트까지 돌파한건데.....

이 정도면 우리나라 점심 직장인 식당가 스피드 아닌가 ㅋㅋㅋㅋㅋㅋ

 

 

밥을 먹고 잘 쉬었더니 다들 컨디션이 좋아지고 내리막길을 살살 걸어 가까운 포지타노 내부 순환버스 정류장에 가기로 했다.

    

 

올라올땐 힘들어서 안 보이던 아름다운 포지타노 풍경을 감상하다가 정류장 도착!

이 성당 문앞이다.

 

Chiesa santa Maria del Rosario · P.za dei Mulini, 84017 Positano SA, 이탈리아

★★★★☆ ·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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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가 오후 1시 30분쯤었는데 오후 2시에 2시간에 한번씩 전망대까지 더 가서 순환하는 차편이 있대서(원래 그 전에 회차함) 그걸 타기로 하고 바로 앞 타바키에서 1.3유로 주고 표4개 구입(현금만 받는다).

 

포지타노가 걸어서 오르내리기 지옥이라고 익히 들었는데 의외로 포지타노 내부만 순환하는 이 버스에 대한 후기나 택시 얘기가 없어서 너무 궁금했는데 또 이용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거 같아 자세히 써본다.

 

타바키에서 싱글티켓 4장을 사서 앞에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데 전망대에서 회차할때 다시 표를 사야하나 싶어서 싱글티켓 4장을 또 샀다(결론적으로 버스에서 내리지 않고 다시 여기로 돌아올꺼라면 1장만 사도 됨).

 

그 후 오후 1시50분에 같은 회사에서 운행하는 똑같은 사이즈의 작은 마을버스 등장!

왜 시간표보다 빨리 오지? 하며 이상해하다가 버스 기사 아저씨가 세워두고 화장실 가는거 같길래 일단 탔단 탔다.

뭔가 싸해서 다른 승객한테 이거 순환버스(인테르노 버스)냐고 물어보자 그거 아니고 프리지아나 가는 버스라고 해서 호다닥 내렸다 ㅎㅎ;;;

 

근데 버스기사가 직접 표를 받는 시스템이므로 결국 기사한테 물어보고 내리긴 했을듯 ㅎㅎ

어쨌든 10분 더 기다려서 오후 2시에 진짜 순환버스가 옴!

 

서서 가면 너무 힘들거 같아서 좌석에 앉을려고 눈에 불을 켰는데 관광객은 거의 없고 마을주민만 대여섯명 탔다.

그래서 좌석이 10개 정도뿐이었는데 우리 4명 다 앉을수 있었다.

 

근데 정말 큰 문제는....

에어컨이 없는거였다.

 

 

포지타노의 작열하는 태양을 버스가 받으며 달궈지는데, 에어컨은 없고 위쪽으로 쪽창만 열수 있.....

자리에 앉아있는데 사우나에 앉은 것처럼 숨막히게 더웠다.

우린 6월초였다는 것을 감안하자(더 여름이면 뒤질수 있다).

 

마을버스는 엄청난 경사의 언덕을 굽이 굽이 올라 마을 사람들을 간간히 정류장에 내려주고 전망대(보통 포지타노 패키지 관광객이 사진찍는 그 포인트)까지 달렸다.

전망대 정류장 살짝 보는데 이 더위에 여기서부터 굽이굽이 걸어서 내려갈 엄두가 안나고 다음 버스는 2시간 뒤라서 그냥 안 내리기로 했다;;;;

 

그러자 이 순환버스는 전망대까지 갔다가 서지도 않고 그냥 돌아서 내려오기 시작함....

그랬다 이 버스가 전망대에 가는건 관광객들 사진 찍으라고가 아니라 거기에만 오는 다른 지역가는 큰 버스들의 정류장에 가끔 사람들을 데려다주기 위한 것이었다...

 

여튼 내려서 기념사진은 못찍었지만 전망대 포인트의 포지타노 전망을 눈에 담고 꼬불길을 내려갔다.

버스안에서 대충 찍은 사진

 

이 순환버스는 올라간 길로 내려가지 않고 다른 길로 내려가 시작점까지 가기 때문에 오른쪽 창쪽에 앉던 왼쪽창에 앉던 올라갈 때나 내려갈 때 한번은 아름다운 포지타노 뷰를 볼수 있다.

 

그러나 부모님은 한증막 사우나에서 정신을 잃어갔다 ㅎㅎㅎ;;;;

아버지, 어머니, 동생 다 졸고.....

전망대 정류장서부터는 우리가족만 달랑 타고 있구요 ㅎㅎㅎ;;;

시작점이자 종점에서 내렸는데 부모님의 '와! 탈출했다!!!'같은 표정 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봄/가을이 아니면 타지 말고 여름에 탈꺼면 젊은 사람만 타자.

그러나 포지타노의 미칠듯한 언덕을 고려했을 때 점심시간 빼고 약 30분마다 한대씩 도는 정규 순환버스(전망대 안 감)를 이용해 언덕 맨위나 언덕위 식당을 가는 것은 괜찮을거 같다.

3유로인 1일권이 있으니 이걸 사서 오르막을 최대한 피하면서 다니는건 어떨까?

마지막으로 구글 지도에서의 정류장이 정말 궁금했는데 전망대 안 가는 버스는 대략 이러하니 근처 식당이랑 연계해서 필요하면 타보자(정류장이 더 있었는데 제정신으로 체크한데가 이정도;; ).

INTERNO POSITANO 시간표가 내부 순환버스 시간표이고, Piazza dei Mullni가 시작점이자 종점, Garitta가 전망대이다. Chiesa Nuova가 전망대 빼고는 제일 높은 지점의 정류장이기 때문에 포지타노를 걸어서 구경하고 싶은데 내리막만 걷고 싶으면 여기서 내리는 것도 좋겠다.

 

 

여튼 부모님은 식당에서 한껏 업되었던 컨디션이 한증막 사우나로 다시 다운이 되었고 돌아다닐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선착장쪽으로 조금씩 이동하기로 했다.

어차피 3시10분 배인데 2시30분이라 가긴 가야했다ㅎㅎ

슬슬 내려가다가 바람 잘 불고 의자 있는데 조금 앉아있다가 포지타노 골목 위 꽃도 보고 그렇게 한적하게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날은 보조배터리 가져가는걸 잊어버렸는데 그 바람에 이 무렵쯤 모든 핸드폰의 배터리가 간당간당해서 사진 포기......

보조배터리는 항상 필수다....

 

그러다 선착장에 한 15분쯤 미리갔는데 아니 글쎄 배가 벌써 와서 탑승을 끝내고 있었다;;;

로마에서 거의 못 본 한국인 패키지 분들이 좀 보이길래 신기하게 좀 보고 있다가 배가 곧 떠날 거라는 걸 알아온 동생의 성화에 허둥지둥 탑승;;;

 

 

갈 때 배는 올때보다 작고 2층까지밖에 없었다.

거의 마지막으로 탔더니 서양인들 비선호 공간인 1층 실내도 이미 만석이고 다리가 너무 아파 대충 빈자리에 찢어져 앉었다.

 

이게 오후 3시 10분 배였는데 진짜로 오후 3시에 출항 ㄷㄷㄷ

빠듯하게 오후 3시 넘어서 왔으면 배 놓치는 거였나보다 ㄷㄷㄷ

아니 기차던 배던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출발하는건 봤는데 더 일찍 출발하는건 뭥미??

이 때 역시 여행지에선 뭐든 여유를 가지고 미리 가서 대기해야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우침 ㄷㄷㄷ

 

실내에 앉아 바닷바람 쐬기가 여의치 않자 나빼고 전원 실신.

나는 할일이 있어 실신하지 않았다....

4개월 전엔 포지타노에서 오후 5시까지 충분히 있을 수 있을줄 알고 오후 6시54분으로 사둔 로마행 기차 티켓을 바꿔보려 노력했는데....

당일 바꿀려면 '당일 티켓 가격 - 기존 티켓 가격'인 차액을 지불해야하는데 이게 거의 기존 티켓 가격과 맞먹어서 그냥 포기하였다....

미리 기차표를 사는게 얼마나 싸게 사는건지 체감했던 사건...

당일 표는 진짜 진짜 진짜 너무 너무 너무 비싸다.

 

그래서 살레르노에서 시간을 좀 때우게 생겼지만 오히려 그게 나은 것도 같았다.

로마에 돌아가서 밥 챙겨먹을 생각을 하니 엄청 지치는 느낌이었는데 그냥 관광지가 아니라서 상대적으로 물가가 더 싼 살레르노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가는것도 괜찮아보였다.

이게 전화위복인가!!!! ㅋㅋㅋ

 

 

 

 


04 살레르노에서 한끼는 먹자!

 

 

다시 2시간동안 페리를 타고 살레르노에 도착!!

 

저녁식사는 혹시나 이런일이 생길까봐 미리 기차역 근처에 화이트 리스팅을 해둔 식당 중에 다소 가벼워보이는 Zero라는 포케집으로 갔다(점심이 과하기도 했고 더워서 입맛 떨어진 상태...)

 

Zero - Healthy Bar & Poke · Via Giacinto Vicinanza, 38, 84123 Salerno SA, 이탈리아

★★★★★ · 하와이 레스토랑

www.google.co.kr

 

가보니 완전 현대적인 인테리어의 식당 ㅎㅎ;;

이탈리아에서 이런 인테리어를 보니 뭔가 어색하고 생소 ㅋㅋㅋㅋ

 

영문 메뉴판이 따로 있어서 이걸 줬다ㅡ

이탈리아 가이드들이 따로 영문 메뉴판 있는 식당 가지 말랬지만 그건 이탈리안 음식 얘기고 포케는 하와이꺼니 괜찮지 않을까??ㅎㅎㅎ;;;;;;;

 

메뉴는 요렇게 시켰다.

아버지 - 참치포케, 어머니 - 연어포케, 동생 - 소고기 햄버그 플레이트, 나 - 아메리칸 브랙퍼스트 스타일 플레이트 + 파인애플 주스4개

참치랑 연어는 생으로 줄지 익혀줄지 물어봤는데 한국인은 자고로 생이지 물어 뭐해!! ㅋㅋㅋㅋㅋ

결과는?

완전 대성공 ㅋㅋㅋ

 

 

일단 참치와 연어가 신선하고 좋은 부위였고 쌀밥이 들어 있어서 부모님의 취향에 잘 맞았다.

 

 

동생이 먹은 소고기 햄버그도 엄청 부드럽고 맛있었다고 했고 흑미밥을 줘서 아주 좋았다.

 

내꺼는 실패하기 어려운 조합(구운 빵, 에그 스크램블, 베이컨, 토마토, 과카몰리, 호박튀김)이어서 맛있었다. (먹다가 찍은 사진은 있는데 더러워서 생략;;)

 

그리고 포케라 그런건지 다 안 짰음!!!

그나저나 다들 목이 말랐는데 파인애플 주스가 착즙이 아니라 갈아만든거라 엄청나게 맛있었지만 갈증 해소가 전혀 안됨 ㅋㅋㅋ

그냥 파인애플을 먹은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ㅋㅋ

 

여튼 점심에 이어 너무나 만족 스러운 식사를 하고 대략 인당 2만원 정도 나왔다.

가격도 착해!!!

양도 푸짐해!!!!

 

 

밥 먹고 기차역 가서 1층 매점에서 물이랑 콜라사고 2층 플랫폼에 가서 기다리는데 한국인 패키지 무리가 또 등장했다.

완전 내적 반가움 ㅋㅋ

 

근데 기차 연착이 발생해서 우리 차가 떠날 시간에 우리가 대기하는 플랫폼으로 나폴리행인 다른 기차가 들어왔다ㅡ

진짜 이탈리아 기차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주의해야하고 플랫폼에 가서는 들어오는 기차의 정보가 내 티켓의 기차정보와 일치하는지 꼭 확인해야한다.

 

우리 기차는 원래 6시54분에 왔어야 했는데 7시 20분쯤에 왔다.

이 정도 연착이야 뭐 ㅎㅎ

 

기차에 타고 가족들은 또 실신.

나는 기차 밖 풍경 구경을 했다.

 

 

 

 


05 로마의 하루, 시작과 끝은 콜로세움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에 도착하니 오후 9시즈음이었다.

또다시 소매치기 초 경계 태세로 테르미니 기차역에서 전철역으로 가서 콜로세움역까지 2정거장 이동!

역에서 나오니 코앞에 말로만 듣던 콜로세움 야경 펼쳐지고요.

우리숙소 앞마당이 이랬지 ㅋㅋㅋㅋ

 

야경 보며 사진 찍으며 숙소로 순간 이동!!!

 

돌아와서 다들 부랴부랴 씻고 또다시 바로 잠들어버렸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