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0대 후반 건강하시지만 운동을 전혀 하시지 않아 체력은 약한 아버지,

70대 초반 건강하시고 가족 중 유일하게 아주 활동적인 어머니,

아버지를 닮아 ㅎㅎ 운동을 싫어하여 몸이 아주 부실한 30대 중후반 두 남매가 떠난 이탈리아 여행기록입니다.

 

 

 

23.06.15 DAY 11
알페 디 시우시 트레킹
알페 디 시우시(Mont Sëuc - Sonne 호텔 - Saltria - Compatsch - Alpenhotel Panorama)
 

 

 

 


01 그노무 세탁!

 

오늘은 알페 디 시우시에 트래킹을 가기로 한 날이었다.

조식이 오전 8시라 그 전에 씻는거 외엔 딱히 할만한게 없어 모두의 기상이 늦어지고 있었다 ㅎㅎ

 

그러나!

오늘은 아침에 빨래를 하기로 한 날!!

 

오전 7시쯤에 세탁물 한짐을 지고 엄마와 동생이 내려갔는데, 한참만에 세탁물 절반을 도로 들고 돌아왔다;;

세탁기가 너무 작아서 절반 밖에 못 넣었다고...

그 와중에 집주인이 준 캡슐 세탁세재가 유연제 부분만 터지고 세제 부분이 드럼 세탁기 문이 붙어 터지지 않았다고;;

터지나 안 터지나 보다가 끝끝내 안 터져서 그냥 왔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원래는 세탁이 다 되면 건조기에 넣어놓고 조식을 먹으러 갈 생각이었는데 대실패 ㅎㅎ

세탁 다 될때쯤 다시 내려가보니 탈수 할 때 세재가 터지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건조기에 쓰려던 코인을 세탁기에 써서 세탁을 한번 더 돌리고 밥을 먹으러 갔다.

 

조식은 케이크 종류가 조금 변했지만 어제와 98% 똑같은 메뉴였다.

그래서 주인 아주머니께 카푸치노 4잔과 스크램블 에그 4접시도 또 요청 드렸다.

갓 한 음식이 젤로 맛있어 ㅋㅋㅋ

 

밥을 다 먹고 세탁 끝날쯤 가서 세탁물을 꺼내와 테라스에 있던 건조대에 싹 널고 알페디시우시로 출발했다.

 

 

 

 

 

 


02 알페 디 시우시를 걸어보자!

 

알페 디 시우시 가는 곤돌라는 숙소에서 10분 거리인 가까운 곳에 있었다.

 

Seilbahnen St.Ulrich - Seiser Alm · Via Setil, 9, 39046 Ortisei BZ, 이탈리아

★★★★☆ · 산악 케이블카

www.google.co.kr

 

예쁜 오르티세이 동네를 만끽하며 설렁 설렁 걸어가려고 했는데,,,,

막판에 오르막이 엄청나서 또 아버지가 고생하셨다.

 

승강장에 도착해서 돌로미티 패스 2일차로 태그하고 탑승!

오르티세이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아주 좋았다.

 

쭉쭉 올라가서 Mont Sëuc에 내리니까 바로 평원이 펼쳐지구요~~!!

 

첨엔 6A길!

 

그 담에 6번길을 따라 Sonne 호텔로!

 

Sonne 호텔 옆에 연못이 있는데 괜찮다고 해서 가봤지만 전날 비가 온 탓인지 길이 진창이고 그래서 거긴 별로였다 ㅎㅎ

 

6A나 6이나 거의 평지거나 완만한 내리막이라 아름다운 풍경 보면서 걷기 너무 너무 좋았다.

내가 6월 중순에 간거라 야생화가 막 피기 시작한 참이었는데 그래도 너무 예쁘고 멋있었다.

7월초~중순에 만개라던데 그럼 얼마나 멋있을지....

(그치만 사람수도 만개 하겠지 ㅋㅋ)

 

 

Sonne 호텔 근처에서 좀 쉬다가 9번길을 따라 Saltria로 향했다.

 

그런데...

노약자가 걷기에는 9번 초반에 오르막이 심했고 후반에는 내리막이 꽤 급경사였다.

가는 풍광이 정말 아름다웠고 사트리아 호텔에 다다를 즈음에는 아생화 때문에 완전 천국에 온 것 같은 뷰였다.

 

그러나 다시 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9번길은 뺄 것 같다.

세체다 때는 그래도 15분 거리의 오르막만 딱 한번 올라가면 되었는데 이 9번길은 한참을 오르느라 고생하고 한참을 내려가느라 고생했다.

내리막도 경사가 너무 급하면 미끄러질까봐 걱정되어 보통 힘이 드는게 아니었다.

단, 건강하지만 체력이 약한 70대 후반 기준이고 건강하고 체력도 좋은 편인 70대 초반의 어머니는 크게 무리 없었다.

 

그냥 Saltria로 가서 9번길로 조금만 위로 올라가볼 수 있다면 최고일거 같은데...

시우시 마을에서 올라가서 Compatsch에서 버스 타고 왕복하는게 나을지...

오가는데 거의 1시간 버릴거 같은데....

 

여튼 9번 길 마지막 부분이 아주 아주 인상적이었는데 이 길이 이날 루트 중 제일 힘들었다.

 

My way님 글에는 Mont Sëuc부터 Saltria까지 천천히 봐도 2시간 걸리는 루트라고 하셨는데 70대 후반 노인과 함께하니 3시간도 더 걸렸다 ㅎㅎ

노인과 함께가 아니라면 중년/청년 기준 별로 힘들지 않고 아름다운 루트였으며 강추 가능!!!

    

 

Saltria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려고 했다.

 

Saltria · Via Saltria, 36, 39040 Alpe Di Siusi BZ, 이탈리아

★★★★☆ · 호텔

www.google.co.kr

 

야외테이블 의자에 앉아 메뉴판을 받았는데 식사 메뉴는 없고 음료나 디저트 따위만 가능한게 아닌가....

 

그래서 콜라, 주스, 캄파리 2잔과 조식때 먹어본 돌로미티 전통 디저트인 스트로델(사과 파이 같음) 2개를 주문했다.

 

이 때 우리와 비슷할 때 때로 들어온 한국인 자전거 부대가 있었는데 한쪽편에 테이블 너댓개를 잡고 음료를 드시고 가셨다.

한국인은 언제 만나도 반갑고 돌로미티에서 자전거를 이고 지고 타는 중년의 그 분들이 너무도 대단해 보였다!!

 

 

맨몸으로 돌아다녀도 힘든데....

많은 한국인들을 보니 안정감이 느껴지는 가운데 스트로델은 허기에 아주 취약한 어머니와 동생을 거의 다 주고 점심식사를 대신한 간식시간을 마쳤다.

 

그리고 쉬면서 Almbus 11번 다음 버스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코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으로 내려갔다.

 

정류장에 자동 티켓 머신이 독일어인지 이탈리아어인지로 되어 있었는데 구글 이미지 번역이 영 신통치 않아 대충 감으로 때려 맞추며 편도표 4장을 구매했다.

그리고 버스가 와서 탔는데 여기가 종점이자 출발점인거 같았는데 빈 버스가 완전 가득찰 정도로 탔다.

내가 간 6월 중순은 막 이제 돌로미티 케이블카나 산장들이 오픈하기 시작할 무렵이라 이 지역에 사람이 엄청 많은 편이 아니었는데, 찐 성수기에는 배차 간격이 줄기는 해도 버스 타기가 쉽지 않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버스 대기줄도 정류장 오른쪽으로도 서고 왼쪽으로도 서서 일찍가서 줄을 선다해도 100퍼 탈 수 있다고 보장 못할듯;;;

 

여튼 30분쯤 버스를 타고 가서 Compatsch에 도착했다.

 

아...

그런데 여기 오니까 밥 먹는 식당이 있었다...

 

Saltria에 막 도착했을 때 Compatsch 가는 11번 버스가 오기 10분전이었는데 포기하고 Saltria호텔에 가서 밥 먹을려고 했던건데...

그냥 11번 버스 타고 와서 여기서 식사를 할껄...

그러나 후회는 소용이 없닼ㅋㅋㅋ

 

파라노마 리프트를 타려고 가는 길을 찾았는데 구글 맵에 74번 길이 있길래 거길로 가려고 했는데 가보니 여긴 사도라고 폐쇄된 길이었다;;;

시우시 마을로 내려가는 Seis-Seiser Alm 승강장 근처에 육교가 있는데 거기 건너서 가는 길이 진짜 길이다!!

 

원래는 My Way님이 추천한 루트대로 파라노믹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서 그 위를 트래킹하고 내려온다음 마지막으로 시우시로 가는 Seis-Seiser Alm 곤돌라를 타고 하산하려고 했는데...

 

아....

파라노마 리프트 가는 길이 완만한 내리막길이어서 이따 다시 돌아가야하는데 오르막이 걱정되었다..

그래도 일단은 갔다.

 

이름이 파라노마 리프트인 만큼 확실히 리프트에서 보는 풍광은 아름다웠다.

오후에 가서 그런지 어제 Fermeda 리프트랑은 다르게 춥지도 않았다! ㅎㅎㅎ

 

 

그러나 아버지 체력이 완전 방전 되었다.

파라노마 리프트 상부 승강장에 도착해서 사진을 파팍 찍고 추천된 트래킹을 할까했는데 아버지가 절레절레.

어머니도 이제 좀 힘이 드신지 그만 봐도 될것 같다고 하시는게 아닌가.

 

그래서 파라노마 호텔 부근에서 사진만 많이 찍고 다시 리프트를 타고 내려갔다.

 

Alpenhotel Panorama · via Joch, 10, 39040 Alpe di Siusi BZ, 이탈리아

★★★★☆ · 호텔

www.google.co.kr

예쁘기는 오지게 예뻤다.

ㅎㅎㅎ

 

그러나 역시...

방전상태로 파라노마 리프트 하부승강장에서부터 Seis-Seiser Alm 곤돌라 상부 승강장까지 가는 길은 너무도 멀고 오르막이 빡셌다.

 

 

거북이처럼 기다시피 해서 도착한 Seis-Seiser Alm 승강장에 가서는 지하에 있는 화장실을 무료로 쓸 수 있었다.

 

Seilbahn Seiser Alm - Bergstation · Compatsch, 62/a, 39040 Seiseralm BZ, 이탈리아

산악 케이블카

www.google.co.kr

 

오르티세이 마을에서 알페 디 시우시 올라가는 곤돌라는 빨강이었는데 시우시 마을에서 알페 디 시우시 올라가는 곤돌라는 파랑이었다.

이 파랑 곤돌라를 타고 하산!

 

이쪽에서 보는 뷰는 오르티세이 때와는 다르게 거대한 암반산 뷰!!

이것도 우와 우와 하면서 봤다 ㅎㅎ

 

쭉 내려와보니 여기가 오르티세이로 가는 172번의 종점이자 출발점이라서 10분 뒤에 오르티세이로 가는 버스가 서 있었다.

 

Seiser Alm Bahn · Via Sciliar, 39, 39040 Castelrotto BZ, 이탈리아

★★★★★ · 산악 케이블카

www.google.co.kr

 

알페 디 시우시에서 다니는 11번과는 다르게 타는 사람이 많지 않아 뒤쪽에 우리만 앉았는데,

와.....

진짜 한증막 사우나.

 

쪄 죽일 기세...

한여름엔 에어컨 나오는거죠?;;;

(그러고보니 11번 버스는 사람이 그렇게 많았는데 미칠듯이 덥지는 않았다)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버스 같았는데 윗쪽 쪽창이 아니면 옆창은 안열리는 구조라 가스 냄새도 장난 아니었다.

중독될기세;;

아니 이탈리아 버스는 왜 다 옆에 창문이 안열림????

한결같이 사우나 같던데...ㅠㅠ

 

한 40분쯤 버스를 타고 가서 오르티세이에 도착했을때 내렸다.

 

St. Ulrich, Antoniusplatz · 39046 Urtijëi, 볼차노 이탈리아

★★★★★ · 버스 정류장

www.google.co.kr

다른 정류장이랑 다르게 아주 번화한 마을로 들어가고 버스 정류장에 사람이 한가득이라 알아보기는 쉬웠다.

 

숙소에 도착해서는 지하2층 빨래방에서 남은 절반의 어두운 색상 옷의 빨래를 했다.

세탁 다 끝나고 건조기 쓸려는데 다른 집이 건조가 끝났는데도 안 가져가서 대충 꺼내서 의자한켠에 접어두고 우리가 썼다.

근데 우리꺼 건조 끝나고 가져가도록 안가져감;;

유럽에서도 남의꺼 만져도 되는지 몰라서 꺼낼까 말까 망설였는데 기다렸으면 아예 건조 못할뻔;;

 

 

저녁은 몸이 힘드니 또 라면 생각이 나서 라면에 계란 넣고 끓여서 먹었다ㅎㅎ

그렇게 맛있게 먹고 씻고 오늘 하루도 끝!!

(그리고 이날이 돌로미티 일정 중 제일 많이 걸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