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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후반 건강하시지만 운동을 전혀 하시지 않아 체력은 약한 아버지,
70대 초반 건강하시고 가족 중 유일하게 아주 활동적인 어머니,
아버지를 닮아 ㅎㅎ 운동을 싫어하여 몸이 아주 부실한 30대 중후반 두 남매가 떠난 이탈리아 여행기록입니다.
23.06.16 DAY 12
돌로미티 서부를 돌아다니다
콜 로델라 - 비엘 델 판 - 사쓰 포르도이

01 콜로델라 케이블카 타기
이날도 아침 6시쯤 기상하여 씻고 일기쓰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가 오전 8시10분에 1층으로 내려가서 조식을 먹었다.
메뉴도 거의 엇비슷하고 우리가족도 맨날 똑같은것만 먹음 ㅋㅋㅋㅋ
그리고 주인 아주머니가 내려주는 카푸치노랑 스크램블 에그가 젤 맛있었다 ㅋㅋㅋ

어제는 알페 디 시우시 가서 트래킹 한다고 꽤 많이 걷기도 했고 오늘은 돌로미티 패스 마지막 날이라 케이블카를 중점적으로 타기로 했다.
동선은 카나제이(Canazei)쪽으로 가서 위로 돌아오면서 케이블카 스팟들 찍는 것으로 정했다.
그렇게 우리의 첫 목적지는 카나제이 왼쪽 마을인 캄피텔로 디 파사(Campitello di Fassa)에서 탈 수 있는 콜 로델라(Col Rodella) 케이블카가 되었다.
Funivia Campitello - Col Rodella · Str. de, Via Pent de Sera, 1, 38031 Loc. Ischia TN, 이탈리아
★★★★☆ · 곤돌라 리프트 승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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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이 참으로 가관이었다.
풍경은 끝장나고,

길 헤어핀이 수시로 나타나고
오토바이가 수시로 나타나고
자전거가 수시로 나타나고...
중앙선은 없고...
뒷좌석은 신나고 앞좌석은 가슴을 졸이며 오전 9시쯤 출발해서 오전 10시쯤 도착했는데 콜 로델라 케이블카 주차장은 아주 널널했다.

아주 한산했고 주차장이 몹시 꽁짜같이 생긴데였는데도 들어갈 때 주차티켓을 뽑고 나갈땐 정산기에서 정산을 하고 티켓의 바코드를 활성화해야 차단기가 열려서 나갈 수 있는 구조였다.
케이블카를 타러 가보니 여기는 엄청 큰 케이블카에 15분마다 한번씩 사람을 가득 싣고 올라가는 구조였다.
심지어 직원이 안에서 수동 조작을 함!!ㄷㄷㄷ
우리가 도착했을 때 막 케이블카 한대가 떠난 참이어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처음엔 대기가 우리기족밖에 없었는데 그 뒤로 한 6명쯤 더 왔고 우리가 떠난걸 봤던 케이블카쪽이 아니라 반대쪽으로 케이블카 한대가 내려왔다.
꼬박 15분을 다 대기한 뒤에 내려와 대기하던 케이블카 문이 열렸는데 이 케이블카는 좌석이 없었다!
그래서 케이블카가 한참 올라갔는데 내내 서서 경치를 구경했다.
아, 근데....
이날 너무 추웠다ㅡ

어제 알페 디 시우시에서 날이 너무 좋고 따뜻해서 이날은 경량 패딩 조끼까지만 챙기고 패딩 자켓은 무거우니 집에 두고 왔는데, 바람이 아주 미칠듯이 불어가지고....
산악지대에서는 항상 만전의 준비를 하자....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진짜 날아가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바람이 휘몰아쳐가지고,,,
우와아~하고 풍경을 보고 감탄도 잠시
아아아~추워어~~~!!!ㅎㅎ



일단 바람이 잠시라도 잦아들길 기다렸다가 찰나에 잠잠해졌을 때 얼른 기념사진만 남기고 내려가기로 했다 ㅎㅎㅎ;;
6월 중순이라고 방심하면 절대 안된다.
돌로미티의 오전은 구름 끼고 바람 불면 그냥 한겨울이다 ㅎㅎ

올라갈 때와 마찬가지로 내려갈 때도 케이블카가 떠나는걸 잠시 기다렸다 내려왔다.
이 구조의 케이블카는 일정에 넣을 때 좀 여유롭게 짜지 않으면 시간을 꽤 잡아먹을거 같다.
(물론 우리가족은 체력이 먼저 방전되기 때문에 일정이 널널하기 그지 없어서 문제 없었다 ㅋㅋ)
여튼 내려와서 주차장 정산기에서 정산을 하고 나가려는데 카드가 제대로 처리가 안된걸 몰라가지고 출구에서 차단기가 안올라가고 허둥지둥 했다;;
다행히 한적해서 따로 나가는 사람도 없었고 주차요원이 금방 와서 정산기 사용하는 걸 봐주었다.
아, 너무 친절함 ㅎㅎㅎ
돌로미티에 6월중순에 가니 남의 나라에서 처음 가보는 여행지에 모든게 미숙한데 어딜가든 사람이 북적이지 않아서 뭐든 여유롭게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물론 그래서 간혹 너무 추웠음;;;
02 비엘 달 판 도전!!
그 다음 목적지는 비엘 달 판(Viel dal Pan)이었다.
Viel dal Pan · Strada Dolomites, 2, 38032 Livinallongo del col di lana BL, 이탈리아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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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제 꽤 많이 걸어서 갈 수 있으려나 싶긴 했는데 케이블카라도 타보자는 생각이었다.
가는 길에 돌로미티 서부에 몇개밖에 없는 주유소 중 친절하고 비싸다고 알려진 Eni Station에 가서 풀로 주유했다.
Eni Station · Strada Dolomites S.S. 48, KM 63, 940, 38032 Canazei TN, 이탈리아
★★★★☆ · 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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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이용한 주유소 중 유일하게 직원이 직접 주유해준 주유소이기도 했다.
비싸니까 그렇겠지?!

렌트카라서 주유구 여는걸 한참 찾았다.
미리 미리 알아두자;;;
베로나 공항에서 기름이 꽉 찬채로 출발했는데 돌로미티에 오니 반쯤 달아있었고 반을 다시 채워넣은 셈!
계산은 기계가 아니라 Shop이라고 써진 매점에서 주유한 기계 번호 말해주고 계산하는 구조였다.
이렇게 사람정산하는데가 아니면 기계 정산하는데는 현금으로 할 경우 잔돈을 안 거슬러준다고 들었고 카드로 할 경우 보증금 100달러를 빼 가는데 3일쯤 뒤에나 돌려준다;;
우리나라는 바로 돌려주는데 말이야, 후져!

차에 밥을 든든히 먹이고 이제 비엘 달 판을 가려고 카나제이 케이블카 주차장으로 내비를 찍고 가는데 어디 이상한 벌목장 주차장으로 안내해서 식겁하고는 다시 제대로 확인해서 가기도 했다 ㅎㅎ;;
여기도 주차장은 널널했다.
Parcheggio Impianti Belvedere · Via di Parèda, 83, 38032 Canazei TN, 이탈리아
★★★★★ ·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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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엘 달 판은 카나제이(Canazei) 마을에서 피콜(Pecol)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서 콜 데 로씨(Col dei Rossi) 케이블카를 타고 가도 되고 알바(Alba) 마을에서 콜 데 로씨(Col dei Rossi) 곤돌라를 타도 가도 된다.
알바 마을에서 콜 데 로씨 곤돌라 타는데 바로 앞에 맞은 편 산인 치암팩(Ciampac) 올라가는 케이블카도 있어서 동선을 잘 짜면 이것 저것 보면서 돌아보기 좋을 것 같은데 내가 갔을 때는 알바 마을의 케이블카들이 아직 미운행 하던 시기라 가볍게 비엘 달 판만 보고 도로 내려오기로!!
주차하고 2차선 길을 건너 곤돌라를 타러 갔다.
Cabinovia Belvedere Canazei - Val di Fassa Lift · Via di Parèda, 67, 38032 Canazei TN, 이탈리아
★★★★★ · 스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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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로델라 갔을 때 너무 너무 추웠어서 혹시 몰라 처음부터 옷을 단디 입고 곤돌라 탑승!
곤돌라에서 내려서 일단 화장실에를 한번 들렀다 ㅎㅎ
승강장에서 나가면 보이는데 리프트 승객만 쓸 수 있단다.
다시 곤돌라 내린데로 들어가면 2번째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이어지는데 이거는 콜 로델라처럼 15분에 한번씩 대량으로 사람을 태우고 올라가는 그거다.
조금 대기 후 올라가서 내렸는데...
아...
여기도 구름이 해를 가려서 춥고 바람 붐....

케이블카 승강장 앞에 동상인 여자조차도 바람에 머리와 치마자락을 휘날리고 있었....
그 와중에 우측으로 보이는 마르몰라다가 아주 그냥...

웅!!장!!
그런데 비엘 달 판까지 멀지도 않은데 아버지가 가는 길에 보이는 완만한 내리막길을 보시더니 돌아올 때 힘들거 같다시며 그냥 승강장 앞에 계시겠다고 ㅎㅎ;;
이게 오늘 계획한 유일한 걷기인데...
모든 사람들이 완만하고 평탄하댔는데....ㅠ

그래서 일단 어머니와 동생이랑만 가기로 했다.
가는데 해는 구름에 가려서 어둑 어둑하고 바람이 세차게 불고 사람도 아무도 별로 없어서 음울한 분위기 그 자체였다....;;;

그런데 그 와중에 내적 친밀감 MAX인 어떤 한국인 가족을 보게 되었는데 매 동상 옆에서 기념사진 찍는 걸 보고는 '아, 그래도 사람이 있구나!'하는 생각에 힘내서 계속 갔다.
심지어 그 매 동상은 기억해뒀다가 돌아오는 길에 우리도 찍었다 ㅎㅎ
여튼 그렇게 쭉쭉 가는데 중간 지점부터는 해가 비치며 풍경도 밝아지고 기분도 좋아졌다.


마르몰라다가 조망되는 어마어마한 풍광을 보며 평평한 자갈길을 좀 걷다가 흙으로 된 넓은 평지땅이 나오는 곳에서 사진 100만장을 찍고 발걸음을 돌렸다.
나 혼자 왔으면 좀 더 가보는 거였는데 동생은 발이 아프고 아버지도 기다리시니...

우리가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다시 돌아가는데 아까 전 매 동상에서 봤던 한국인분들이 날이 좀 풀려서 비엘 델 판을 재도전하시는지 오고 계셨다.

아버지가 계시는 승강장에까지 갔다가 오는 것인지 우리를 보더니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신다는 말을 전하고 갔다 ㅋㅋㅋㅋ
타지에서는 한국인을 볼 때마다 힘이 남 ㅋㅋㅋ
승강장 앞에 도착하니 점심도 먹기전인데 벌써 오후 1시 40분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잠시 케이블카를 기다리며 허기지면 손발이 후들거리는 어머니와 동생에게 빵 한개씩 배부를 하고 다음 목적지에서 밥을 먹을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원래는 비엘 달 판 근처 아무 산장에서 먹을려고 했는데 거짓말처럼 전부 미운행...
어쩐지 길에 사람이 너무 없더라니...

03 사쓰 포르도이 보기
다시 차를 타고 구불구불한 파쏘 포르도이(Passo Pordoi)를 지나 사쓰 포르도이(Sass Pordoi) 케이블카 앞 주차장에 차를 댔다.
Parking Passo Pordoi · 38032 Canazei, Autonomous Province of Trento, 이탈리아
★★★★★ · 공용 주차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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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승강장이 좀 컸는데 박물관이 같이 있는 구조였다.
그래서 올라가는데 무빙워크까지 있을 정도였다.

가다가 화장실을 들렸는데 나와보니 아버지가 직원이 돌아가라고 했다고.
으잉?!!!!
가보니 돌아가라는게 아니라 빨리 오라고;
아버지 눈치 좀...ㅎㅎㅎ
여기도 다같이 타는 케이블카였...
어머니가 화장실에서 손을 말리고 있었는데 빨리 오라고 해서 뛰어서 탔다.
바로 출발할수 있었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수동의 장점이 여기에서 빛을 발하네 ㅎㅎ
놓쳤으면 또 15분 멍 때리고 있을뻔 했는데...
배고파서 5분이 아쉬울 상황이었다. 껄껄
여기 케이블카는 바위 산을 거의 수직으로 올라서 다른 케이블카와 다르게 올라가는 쪽 창 풍경이 대단했다.

우와우와우와 하면서 올라가보니 정상에는 눈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우와우와!!!!
그러나 우리는 배가 너무 고파 일단 산장으로 먼저 진입했다 ㅋㅋ
여기도 한산해서 풍경이 잘 보이는 테이블에 앉아서 굴라쉬 1, 아란치니1, 슈니첼 2를 주문했다.
음료는 여기가 딱 한겨울같은 느낌이라 핫초코 2잔이랑 아메리칸 커피 2잔을 주문했는데 핫초코는 대존맛이었고 아메리칸 커피는 똥이었다 ㅋㅋ
이름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일부러 노리고 만든 메뉴 아닌가 싶ㅋㅋㅋ;;;;;
음식은 전부 전혀 안 짜고 너무너무 맛있어서 부모님도 나도 동생도 모두 다 만족했다.

물론 시장이 반찬이라고 배고파서 그랬을수도;;
그러나 뭐 슈니첼(돈가스)은 호불호가 있기 쉽지 않고~
굴라쉬 고기가 미칠듯이 부드럽고 소스가 엄청 맛있었다.
슈니첼 소스로 사용하기에도 그만이었다ㅋㅋㅋ
슈니첼은 어딜 가던 항상 감자튀김이랑 같이 나오는데 먹다보니 감자튀김만 거의 다 남아서 테이크 어웨이를 부탁했다.
나오면서 결제하려는데 트래블 월렛에 80유로쯤밖에 없었는데 90유로가 나와서 결제 실패;;;
설상가상으로 인터넷이 안되는 상황이고!!!!
(여기가 유일하게 인터넷이 안되던 산장이었다. 세체다 꼭대기에서도 되었는데 ㄷㄷ)

다행히 현금 150유로 정도는 들고 다니는 한국인이어서;;;
50유로 2장 냈다.
휴...
비상현금은 언제나 필수죠잉....
그러고 나와서 눈밭에서 사진 100만장 또 찍고 내려가기로 ㅎㅎㅎ


04 돌로미티 접촉사고
이제 남은 일정은 마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사쏘룽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기념사진만 찍으면 되는거였다.....
그런데....
돌로미티의 보기에는 너무 멋있고 차를 몰기엔 너무 거지같은 길과....

거지같은 오토바이족이 결국 사고를 냄...
헤어핀을 도는데 중앙선(이 사실은 안 그려졌지만)을 넘어 달리던 오토바이가 차를 스치고 쓰러졌다.
깜놀해서 차를 세우고 나와 괜찮냐고 물어보는데 영어를 못하는 것 같고 (아마도) 독일어로 막 화를 냈다.
우리 뒤에 고급 스포츠카를 몰던 백인 아저씨도 차를 세우고 내려서 같이 상황을 봐줬다.
쓰러진 오토바이를 그 백인 아저씨, 바이커, 동생이 같이 일으켜 세웠고 보니까 옆에 커다랗게 달린 철 상자가 스친 것 같았고 좀 찌그러져 있었다.

시동을 걸어보니 다행히 시동도 잘 걸린다.
근데 그 독일놈이 계속 화를 내고 그 와중에 우리차 범퍼랑 보닛 조금 찌그러지고 헤드라이트 유리 좀 깨진거는 보고 갔다.
스포츠카 백인 아저씨가 영어로 바이커한테 이런 코너 구간에서 너무 중앙으로 붙어 돈거 같다며 말했지만 독일놈은 못 알아듣고 계속 독일어로 화를 냈다;;;
그 아저씨가 당사자도 아니고 독일어가 되는것도 아니라서 말도 안 통하고 딱히 뭘 할 수 있는게 없어 그냥 가버렸다ㅠㅠ
증인이라도 해달라고 연락처를 미리 받아둘껄 경황이 없어 못 받아 두었다.....
나는 구글 번역기를 켜서 뭐라하는지 번역해보려고 말해보라 했더니만 "150유로"라고 하드라.
뭐?!
이노무 시키가?!!

그 와중에 같이 달리던 친구 바이커가 왔는데 걔는 영어를 할 줄 알았다.
이게 뭔 소리냐고 했더니만 150유로를 주면 없던 일로 하고 그냥 가겠단다.
동생한테 "150유로를 달라는데?"했더니 동생이 그들에게 "나는 중앙선을 안 넘었고 확실한데, 너 확실하냐?"라고 물었다.
그 친구 바이커가 "그럼 폴리스?" 이러길래 "그러자!"라고 했다.
그랬더니만 Fxxking 폴리스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가자고 하드라.
그러면서 오토바이쪽으로 다짜고짜 가길래 어디 경찰서인지 약속은 하고가야될꺼 같아서 얼른 따라 갔더니 지들끼리 가면서 수근수근하다가 갑자기 뒤돌아서 그냥 없던 일로 하고 서로 갈길 가잔다.
우리는 렌트카에 수퍼보험을 들어놔서 범퍼랑 보닛에 조금 흠집난거는 괜찮았고 블랙박스도 없는데 말도 잘 안 통하는 놈들이랑 경찰서 가고 하는게 번거로울 것 같아 알겠다고 하고 헤어졌는데 모두의 기분이 완전히 다운되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우리 연락처도 안 줬고 사진도 한장 없고 걔네 오토바이 번호판도 안찍어둠...
운전면허 딴 이래로 처음 나는 교통사고여서 대처가 정말 그지 같았다.
하필이면 외국에서 처음 나다보니 기본 프로토콜 생각나는게 하나도 없었다;;;
모두가 걱정과 시름에 가득차고 싸소룽고 주차장이고 나발이고 눈에 안 들어올것 같아 그냥 숙소에 가자고 했다.

숙소에 도착하여 차 앞에 조금 부서진건 어쩌나 싶었는데 혼자 부서뜨린거면 보험처리 된다니 어디 주차장 벽에 긁은거라고 하면 괜찮을것 같았다.
문제는 우리가 뺑소니로 신고 당하는건 아닌가하는거였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었으면 애초에 없던 일로 하고 헤어지지 않았겠지만...블박도 있었을고....)
한국 영사관은 업무시간이 끝났고 조언을 구할데가 없어서 고심 끝에 이런 사정을 적어 숙소 주인 아주머니한테 가보기로 했다.
(주인 아주머니는 오후 3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리셉션 2층에 상주한댔다)
구두로는 잘 설명할 자신이 없어 한>>영으로 구글 번역기로 한번 돌리고 영문 검수 후 가져가서 보여줬더니 "너네 잘못 없는거 확실하냐, 걔네 오토바이 브랜드나 번호판 기억하냐"라고 물어보았다.
그래서 우리는 잘못없고 오토바이 브랜드나 번호판은 모른다고 했다....
아주머니가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돌로미티 지역에서 오토바이들이 워낙 악명이 높다며 그 바이커가 혼자 잘 일어나서 자기 오토바이 타고 잘 갔으면 우리가 경찰에 먼저 리포트를 안해도 될꺼라고 했다.
법률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지역 주민이 해준 얘기였는데도 갑자기 마음의 큰 짐이 덜어졌다.

마냥 걱정하며 울상을 하고 있을 순 없어서 나중에 어떻게 되더라도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기분을 전환하기로 하였다.
다음날이 오르티세이 숙소 체크아웃이라 냉장고에 남은 계란 6개를 다 삶고 동생이 노래를 부르던 숙소앞 전기구이통닭 트럭에 가서 통닭 한마리랑 감자튀김을 샀다.
Pollo Kebab Pizza Hamburger Curry Würstel Menu Ortisei · Piazza Fever /Parcheggio all’aperto, 39046 Ortisei BZ, 이탈리아
★★★★☆ · 닭요리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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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주인들이 어찌나 친절한지.
일요일만 쉰다고 했고 미리 전화로 주문하고 픽업하면 안 기다려도 되서 좋다고 전화번호가 적힌 영수증 귀퉁이를 잘라 주었다.


우리는 다음날 아침에 떠나는데.... 그 얘길 못했다ㅠㅠ
포장해서 가져와서 먹어보니 닭 껍데기는 짰지만 살은 아주 간이 딱 맞아서 맛있었다.
구글 리뷰에 어떤 한국인 후기가 은박지 들어갔다고 뭐라 하는게 있었는데 사실 우리나라 트럭에서 파는 것도 도긴개긴일 것 같다.
맛은 매우 있었으므로 한국에서도 트럭 음식 먹는데 거부감 없으면 강추하고 트럭 음식 불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비추하도록 하겠다 ㅎㅎㅎ
그렇게 배가 터지게 먹고 1차로 캐리어를 대강 쌌다.
그리고 이 숙소의 체크아웃 시간을 체크했는데 오전 9시30분?!!
엄청 빠른...ㅎㅎ;;;
다음 날 이동일정을 수립하는데 사고난 충격에 운전거리를 최소화하고 싶어서 가는길에 밥 먹고 쉴만한곳 한군데만 들르고 바로 다음 숙소로 가서 체크인을 하기로 했다.
그렇게 너무나 좋았던 오르티세이 숙소에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 그 후, 다행히 뺑소니 신고를 당하지 않고 한국으로 잘 돌아왔다.
대처가 완전 안일했는데 바이커가 다치지 않은거부터 사기꾼이 아닌거까지 싹다 운이 좋았다고 밖에...
물론 수많은 다른 돌로미티 렌트카 여행자처럼 아예 사고가 안 났다면 최고로 운이 좋은거였겠지만...
만의 하나 우리 잘못이 아니라도 바이커가 크게 다치기라도 했으면...ㄷㄷㄷ
여하간에 이 일로 다시는 해외의 이런 곳을 갈 때 차 렌트해서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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